자기혐오?

어렸을 적에 수재 취급을 받으며 스포일드 키드로 자랐던 탓일까.
물론, 부모님께 원망한 적은 없다. 다 나 사랑해주셔서 그렇게 대해주신거니까.
아니면 암울하게 자따놀이를 하며 지냈던 탓일까.

가끔 내 성격이 정말 혐오스러워 지는 적이 있다.


의외로 내겐 물욕이 심한데, 다행히도 누군가가 이것을 가지고 있으니 나도 가져야 한다...는 아니고,
무언가 원하는게 있으면, 최고를 고집하게 된다... 그렇지만 정작 그렇게 조심성이 많은것도 아니니 문제.

지금 사용중인 노트북은, 대학진입 축하선물로 부모님께 받은 게이트웨이의 M-series.
물론 어머님께 노트북 값으로 값아야 할돈이 약 600~700불정도 있는것 같지만, 이건 이거고.

문제는 이 노트북에 붙어있는 그래픽카드다.
이거 좀 심각하다. 수준의, 무려 2008년산인 주제에 던파도 끊기며 돌아가는 고대의 성능을 발휘하는 물건.
이걸 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하며, 괜시리 화를 낸다.
그것도 낚인 내탓이 아닌, 제조업체에게 '이걸 무슨 생각으로 넣은거냐' 라고.
잠깐 좀 불평해대다가 머리가 좀 식고 나면, 뭐랄까,
나도 내가 실수-라기보단 멍청하게 겠지-, 멍청하게 낚여서 산 걸 가지고 남의 탓을 하는걸 보면,
새삼 나도 어쩔수 없이 인간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나는 이러고 싶지 않은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지, 라고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

하하, 선물로 받은건데, 기뻐하기는 커녕 이렇게 투덜거리는 꼴이라니, 혐오스럽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주군께서는 나보다 심한 환경에서 게임하신다는데, 나는 고작 조금 끊기는거 가지고 불평 불만이다.

내년이면 20대인데, 아직도 철 못들고 이런 꼴이니, 내 앞날이 걱정되기도 하고,
조금만 더 놀자 라고 생각하며 세월을 보냈던 과거의 나도 원망스럽다.

그렇다고, 성격이라는게 하루아침에 바꿀수 있는것도 아니고,
나라는 개체를 내 인생을 전부 바라본 3자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난 몇일 후면 이 자기혐오의 글도 잊고 탱자탱자 살아갈 놈이다.

...진짜 날잡아서 이미지 체인지라도 해볼까...
요즘엔 손부터 나가는거 자제하고 다니는데, 의외로 잘 되는거 같기도 하고.
뭐 이렇게 하나씩 바꿔가면, 언젠간 내가 되고 싶은 내가 될수 있겠지...라고는 하지만,
그건 진짜 나? 라고 하며 커밍아웃할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그건 그때고, 그때 또다시 실망하겠지.

그렇지만 그날이 오는것만 해도 어딘가, 내가 원한 길 끝에서 커밍아웃 한거니,

그런고로, 여러모로 신경써봐야겠다.

...랄까 이 책상부터 정리해야 할텐데...

by 키에리 | 2008/05/09 18:14 | 기억하는 현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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